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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뉴스

연재/ 초짜 농사꾼 기자의 영농일기-벼 육묘 ②파종

누군가의 1년 양식 준비하는 마음으로 볍씨 뿌려

2013.05.15(수) 23:17:25 | 솔이네 (이메일주소:siseng@hanmail.net
               	siseng@hanmail.net)

금마면 장성리 김명구 씨가 운영하는 육묘장에서 농민들이 못자리를 만들고 있다.

▲ 금마면 장성리 김명구 씨가 운영하는 육묘장에서 농민들이 못자리를 만들고 있다.


#5월 4일 볍씨 발아
금마면 장성리 김명구 씨네 육묘장에서 볍씨 파종은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출장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첫 파종모습을 놓쳐 안타까워하다가 지난 4일 오후 카메라를 메고 무작정 김 씨네 육묘장을 찾아갔다.

다행히 육묘장 안에서 볍씨 파종이 한창이었다. 한쪽에는 3일 동안 파종한 모판이 검정색 비닐에 쌓여 있었다. 어림잡아 2만개 쯤 돼 보였다. 아직도 2만 개를 더 만들어야 한다. 파종기 가운데에서 볍씨를 붇고 있는 아주머니의 허리가 불편해 보였다. 김경선(금마) 씨는 “힘들어도 해야지. 1년 양식이잖어”라고 말했다. 내 식구는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1년 동안 먹을 양식인데 힘들어도 해야 한다. 그게 씨 뿌리는 농부의 마음이다.

파종한다기에 모판을 펼쳐놓고 손으로 일일이 뿌리는 줄 알았다. 예전에는 그랬지만 볍씨 파종 작업도 기계화 되어 있었다. 맨 앞에서 빈 모판을 넣어주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파종이 이뤄진다. 상토를 뿌리고 물을 주고 그 위에 볍씨를 뿌리고 다시 상토를 뿌리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되어 있다. 그래도 파종된 모판을 빼내고 나르는 농부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혀 있다. 기계화로 아무리 편해졌다고 하지만 농사는 사람이 짓는 거다. 기계는 사람을 도울 뿐이다.

파종한 모판을 검정비닐로 꽁꽁 싸매는 이유가 궁금했다. 매년 김 씨의 육묘장에서 일을 도와주는 정계원(홍성읍) 씨는 “어두워야 싹이 짱짱하게 잘 큰다”고 말했다. 언뜻 이해가 안 갔다. ‘햇볕을 받아야 잘 크는 것 아닌가. 하긴 싹이니까 땅 속처럼 어두워야 발아하기 쉬운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또 하나 깨우쳤다.

신기한 것은 볍씨가 스스로 열을 내 발아한다는 것이다. 모판을 싸맨 비닐 속에 손가락을 넣어보니 온기가 느껴진다. 김명구 씨가 온도계로 푹 찌른다. 22℃를 가리켰다. 김 씨는 “볍씨 몸에서 열이 나와서 나중에는 38℃~40℃까지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다만 일교차가 심해 병충해가 생길까 걱정이다. 정계원 씨는 “날씨 때문에 올해 못자리를 망친 분들이 많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

어두운 곳에서 싹이 자라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열을 내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하지만 직접 농사를 짓지 않으면 당연한 자연의 이치도 모르고 살아간다. 쌀이 쌀나무에서 나오는 열매라고 알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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