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아는 지인들과 함께, 충남 홍성으로 옹기 체험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충남 홍성 그중에서도 이곳 갈산 지역은 예로부터 옹기로 유명하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옹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삼박자인 좋은 흙과 땔감, 그리고 운송수단인 뱃길이 가까웠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옹기를 만드는 데 최적의 토양 조건을 갖춘 동성리의 백토와, 인근 대사리 봉화산의 땔감은 옹기 생산에 필요한 좋은 조건을 만들어 주었고요.
과거 동성리는 배가 드나드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 만들어진 옹기들이 해상을 통해 다른 곳으로 운송을 했다고 해요.



그리고 갈산 지역 내 여러 옹기 터 중에서도 이곳 갈산토기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옹기장 방춘웅님이 계셔서인데요. 지금은 방춘웅님의 아드님까지 5대째 전통옹기를 계승해 오고 계시다고 합니다.



이 분이 바로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옹기장인이신 방춘웅 님이신데요. 보기엔 얼핏 일흔 정도 돼 보이시는데, 실제 나이는 여든이 넘으셨다고 합니다.
평생을 옹기를 만드느라 손은 거칠어지셨어도, 맑은 공기와 좋은 흙을 계속해서 만지셔서 그런지, 연세에 비해 훨씬 더 젊고 건강해 보이시더라고요.



그리고, 운 좋게도 옹기 장인께서 옹기를 만드시는 장면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는데요.역시나 대가는 대가시더라고요.
점토를 가지고서 발로 물레 몇 번을 돌리셨는데, 금세 저렇게 옹기 모양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저희 일행 중 한 분이 직접 옹기 만들기 도전에 나섰는데, 손 따로 발 따로 역시나 생각대로 쉽게 되지 않은데 말입니다.



한 덩어리의 점토에서 시작해 장인의 손길을 거쳐, 금방 이렇게 훌륭한 옹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저희 보고 만들라고 했으면, 하루 종일 해도 저런 모양을 절대 만들어 내지 못 했을 것 같아요. 하긴 60년 넘게 옹기를 만들어 오신 옹기 장인과, 하루 배운 저희가 결코 상대가 될 순 없겠죠.



옹기 장인의 맞은편에서는 그분의 아드님이 대를 이어 옹기장이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이번 체험을 진행해 주신 강사님은 짐작건대 저분의 아내셨던 것 같아요.



갈산토기의 옹기 제작은 5대째 내려오는 옹기장의 전통 비법에 따라, 아래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물건으로서의 옹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 옹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건강도 생각해서, 사람 몸에 가장 좋은 숨 쉬는 옹기를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단계인 성형(옹기 점토)는 조금 전 옹기 장인의 시범을 통해 직접 보았고,



두 번째 단계인 반건조와, 세 번째 단계인 시유(잿물)은 시간 관계상 설명으로 대체하였습니다.



네 번째 단계인 완전 건조까지 한 후,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는 굽기라고 하는데요.



굽기는 약 1,200'c의 온도에서 3박 5일간을 구워야 한다고 합니다. 중간에 온도 변화가 있거나, 이전 단계에서 조금의 실수가 있었다면, 깨지거나 변형된다고 해요. 옹기를 꺼냈을 때 제대로 된 완성품은 약 절반인 50%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만큼 옹기란 것이 만들기 어려운 것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기 갈산토기에는 가마가 총 3개 있는데요. 15m 1개. 10m 1개, 그리고 5m 1개 이렇게 총 세 개가 있습니다. 
이 중 주로 사용하는 것은 10미터 가마라고 해요, 15미터 가마는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옛날처럼 옹기를 주문하는 곳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가마까지 관람하고 나서, 이번에는 저희가 직접 옹기 만들기 체험을 해 보았습니다.



옹기를 만드는 순서는 앞서도 설명해 드렸듯  성형 → 반 건조 → 잿물 → 완전 건조 → 가마 순인데요.
오늘 저희는 저 과정 중 성형까지만 해 보기로 했어요. 나머지 단계는 오늘 하루 안에 다 끝마칠 수 없으니깐요. 가마까지 체험하려고 하면 당일치기 여행이 아닌, 7박 8일 여행 정도는 돼야 할 것 같으니 말이에요.
그리고 가마에 넣어 작품이 다 완성되면, 각자 집으로 택배로 보내 주신다고 합니다.



체험은 보통 여럿이 다 같이 하기 때문에, 다 만들고 나면 누가 어떤 것을 만들었는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시작 전에 저렇게 울퉁불퉁한 바닥면에 본인이 앉은 자리의 번호와 이름을 적습니다. 그리고, 방명록에 다시 번호와 이름, 전화번호, 택배 받고 싶은 주소를 적고요.
그럼, 교육 강사님께서 나중에 옹기가 다 완성되고 나서, 저기 적힌 주소로 택배를 보내 주신다고 합니다.
그런데, 앞서 설명해 드렸듯 가마를 돌리기 위해서는 3박 5일간을 불을 지펴야 합니다. 그래서, 경제적 여건상 가마를 어느 정도 채울 정도의 옹기가 모아져야 가마를 뗄 수 있다고 해요.



이 말인즉슨, "내가 언제 옹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왔지?"할 때쯤 집으로 택배가 도착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운 좋게도 옹기가 거의 다 채워졌을 때쯤 체험을 하는 분은, 바로 택배로 받아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선생님의 설명 따라 저도 옹기를 만들어 보았는데요.
제가 워낙에 손재주가 없다 보니, 가장 평범한 모양새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옆에 계신 분들은 다들 손재주가 좋으셔서, 이런 모양으로도 만드시고요.



이런 고양이 밥그릇 모양으로도 만드시더라고요.아마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 중 제가 제일 못 만든 것 같아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선생님께서 가장 마지막에 모양새를 좀 다듬어 주십니다. 안 그러면 가마에 굽다 깨질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각자가 만든 것보다 좀 더 예쁜 모양새로 완성이 될 겁니다. 



홍성 갈산토기는 2014년 1월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우수 농촌체험학습장으로 인증을 받았고요, 2020년 10월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식생활 우수 체험장으로도 지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니, 아이들과 함께 안심하고 체험을 즐기셔도 될 것 같아요.



홍성 옹기 만들기 체험 방법 안내
▶ 체험 가능 기간 : (개인) 4월부터 11월까지 / (단체) 50인 이상은 연중 아무 때나 가능
▶ 체험 운영시간 : 오전 / 오후 (단, 개인 체험 방문자는 10시 ~ 15시 사이에만 가능)
▶ 소요시간 : 약 1시간 30분
▶ 체험 예약 방법 : 041-633-1711 (전화 문의)

체험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옹기 체험은 미리 전화로 예약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체험 금액은 시간과 인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전화로 예약하실 때 직접 문의해 보시는 게 가장 정확할 것 같아요.



갈산토기는 만들기 체험 외에도, 옹기 판매도 직접 하고, 족욕 체험실과, 카페도 있고, 숙박 시설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당일치기 여행 대신 1박 2일 홍성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래요.



다른 것 다 떠나, 다른 곳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옹기 만들기 체험을 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요, 무형문화재이신 방춘웅 옹기 장인과 그분의 아드님, 그리고 체험 진행해 주신 선생님까지, 모두들 너무 친절하셔서, 체험 시간 내내 즐거웠습니다.
분명 체험하러 함께 가는 아이들에게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갈산토기
충남 홍성군 갈산면 갈산서길475번길 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