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연두빛과 초록빛을 눈과 마음에 가득 담고자 광덕산 등산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천안은 독립기념관, 유관순열사 사적지, 태조산, 아라리오 광장, 성성호수공원, 광덕산, 국보봉선홍경사갈기비 등의 천안 8경이 있습니다.
특히 광덕사의 호두나무는 고려 충렬왕 16년(1290년)에 유창신 선생이 중국 원나라로부터 가져와 처음 심었다고 전해지게 된 배경으로 알려지면서 호두나무 시배지(始培地)로 유명하고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를 탄생시켰습니다.
공주시 정안면에서 광덕리까지는 30여 분 걸립니다.
먼저 무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마을 길을 지나면 '태화산광덕사' 현판이 걸린 일주문이 나옵니다. 그리고 곧바로 독경소리가 울려 퍼지는 광덕사에 이릅니다.
광덕사는 652년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고려시대, 조선시대에 걸쳐 수많은 중창 및 중수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국가지정문화재 9점, 도지정문화재 9점의 문화유산이 현존하고 있으며 지역 불교문화유산의 정수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통 사찰로 평가되는 곳입니다.

▲ 태화산광덕사 현판이 걸린 일주문

▲ 광덕사 풍경
광덕산은 천안과 아산의 경계에 있으며 예로부터 산이 풍후(豊厚) 하고 덕이 있는 산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나라에 전란이 일어나거나 불길한 일이 있으면 산이 운다는 전설이 전해져 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100대 명산 광덕산의 품이 사계절 언제나 좋습니다.
광덕산 등산로는 1, 2, 3코스가 있습니다.
1코스(2.7km) : 광덕산주차장 - 광덕사 - 팔각정 - 헬기장 - 정상
2코스(4.0km) : 광덕산주차장 - 광덕사 - 안산 - 박씨샘 - 장군바위 - 정상
3코스(4.3km) : 광덕산주차장 - 광덕사 - 부용묘 - 장군바위 - 정상
작년까지만 해도 1코스를 택하여 1시간 반이면 정상에 도착하였으나 이제는 나이를 염려하여 완만한 2코스를 택하기로 합니다.
광덕사를 지나면 고즈넉한 산길에 접어듭니다. 평일인지라 인기척이 뜸한 평탄한 산길을 봄날의 활기찬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천천히 오릅니다.

▲ 초입의 완만한 산행길

▲ 여기부터 1코스를 선택하면 정상까지 1.5km, 2코스를 선택하면 장군바위까지 1.8km, 장군바위에서 정상까지 2.2km 도합 4.0km이다. 2코스에서 부용묘 방향으로 에둘러 가면 조금 더 걷게 되어 4.3km이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었음은 물론 곳곳에 쉼터를 마련해 두어 쉬어 갈 수 있습니다.

▲ 곳곳에 마련된 쉼터
등산로가 많이 정비되어 있는 증거는 야자 메트를 깔아 놓은 길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 야자 메트가 깔린 부용묘 가는 길
자세히 보니 산속 등산로에 기다랗게 붓꽃과 수국을 심어 놓았군요. 이 길에 꽃이 피면 어떨지 자못 궁금합니다.

▲ 등산로 따라 길게 심어진 붓꽃

▲ 이름 모를 야생화

▲ 흰마타리

▲ 흰마타리 군락
장군바위에 도착하였습니다.
장군(將軍)바위의 전설이 있습니다.
옛날 허약한 젊은이가 깊은 산속을 헤매다가 허기와 갈증으로 사경에 이르렀는데 어느 곳에서인지 물소리가 들려와 소리 나는 곳을 향해 가보았더니 큰 바위 밑에 물이 뚝뚝 떨어져 신기하게 여겨 손으로 물을 받아먹었더니 그 물을 먹고 얼마 되지 않아 몸이 마치 장군처럼 우람하게 변하였다 하여 장군바위라 칭하였다고 합니다.

▲ 전설이 있는 장군바위
또한 등산로 곳곳에 초화류를 파종한 흔적이 보입니다. 돌 틈에서 생명력을 뽐내며 올라온 둥굴레를 보니 신기하고 기특합니다.

▲ 바위틈에 자리한 둥굴레

▲ 각씨붓꽃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오릅니다.

▲ 잘 정비된 난간이 있는 나무 계단길

▲ 잘 정비된 나무 계단길

▲ 잘 정비된 돌 계단길
박씨샘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길을 청합니다.

▲ 박씨샘
그런데 코스 곳곳을 잘 정비해 놓은 광덕산이건만, 장군바위를 지나다 보니 나무 뿌리를 드러낸 곳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에 흙이 페이고 훼손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 일까요? 처음 광덕산에 오른 2000년 초에만 해도 광덕산엔 계단이 없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곳에 돌계단, 목조계단들이 설치되었고, 때문에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일정 부분 포기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

▲ 나무 뿌리가 드러난 등산로1

▲ 나무 뿌리가 드러난 등산로2
드디어 광덕산 정상입니다. 해발 699.3m입니다.
여기에서 아산시 강당골, 수릿골, 배방산, 천안시 망경산 등으로 갈 수 있습니다.

▲ 광덕산 정상비
정상 데크 전망대에서 본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 정상 데크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하산 길은 팔각정을 통과하는 1코스로 선택하였습니다. 역시 헐떡고개, 깔딱고개라고 칭하게 되는 난코스입니다.

▲ 정상에서 내려오는 난코스, 예전엔 로프를 잡고 올랐으나 지금은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참나무가 울창한 지역을 지나면 팔각정이 보입니다.

▲ 울창한 참나무들

▲ 팔각정 쉼터
팔각정 부터는 그야말로 지옥의 계단이 이어집니다. 계단 수가 중간 중간 쓰여 있는데, 총 568개라고 하나 보수로 덧붙여진 계단을 치면 그 이상으로 보입니다. 만약 이 길로 올랐더라면 길이는 짧지만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을 겁니다.

▲ 600여 개의 계단길
계단을 지나면 다시 계곡물소리가 곁을 지키는 예쁜 숲 길이 나타납니다. 여기에 접어들면 어려운 구간을 지나온 것에 대한 안도와 함께 자연의 푸르름을 온전히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 완만한 숲길

▲ 이름 모를 야생화

▲ 이름 모를 야생화
물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름 모를 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걸으니 함께 한 사람도 더 사랑스러워 보이고 많이 즐거웠습니다.
예전엔 왕복 두 시간 반이면 가능했는데, 오늘은 쉬엄쉬엄 간식과 커피를 즐기며 걸었더니 거의 4시간이 걸렸습니다.
걸음 수로는 주차장에서 시작하여 주차장까지 대략 16,000 보입니다.
땀 흘려 운동하고 자연을 즐긴 이 시간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명산을 가까이 둔 행복을 오래 누리고 싶습니다.
광덕산
○ 위치 : 충남 천안시 동남구 광덕사길 26 광덕사
○ 041-567-0050
○ 연중무휴(일몰 후 출입제한)
○ 주차장 무료
* 방문 날짜 : 2025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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